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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을 위해 종횡무진 뛰는 ‘피겨 퀸’, 선수 때보다 잠재 가치 높아졌다김연아 평창올림픽 공식 홍보대사

포춘코리아가 선정하는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MPW in Korea)’은 그 대상이 단순히 여성 경영인으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국인으로서 국내외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여성이라면 직업, 나이, 직책에 상관없이 MPW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평창올림픽 홍보대사로 맹활약 중인 ‘피겨 퀸’ 김연아(28)는 MPW에 가장 어울리는 여성 중 한 명이라 할 수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도착 환영행사에서 김연아와 이낙연 국무총리가 성화대에 성화를 점화하고 있다.

 

운동선수에게 성공의 기준은 무엇일까? 누구나 아는 연봉, 상금 같은 금전적 부분은 일단 제쳐 두자. 성공에 따른 보상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종목을 막론하고 대다수 운동 선수들은 성공의 기준으로 ‘꾸준함’과 ‘임팩트’를 말한다. 선수생활 내내 꾸준한 활동을 하되, 몇 번쯤은 임팩트 있는 활약상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연아는 운동선수로서 완벽한 성공을 거뒀다고 볼 수 있다. 그가 피겨의 레전드라 불리는 이유는 단순히 그가 2010년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김연아는 세계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선수로는 유일하게 출전대회 모두에서 3위 이내에 입상해 시상대에 오르는 ‘올 포디움(All Podium)’을 달성했다. 그야말로 꾸준함의 대명사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의 성공은 선수 시절로 끝나지 않았다. 김연아는 20대 젊은 나이에 국내외에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는 젊은 여성 리더로 굳건히 자리를 잡았다. 선수생활을 마감한 이후에도 다양한 외부 활동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끊임없이 끌어올렸다.


지난해 11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2차 유엔총회에 아주 특별한 ‘연사’ 한명이 소개됐다.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 자격으로 참석한 김연아였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통상적으로 유엔총회에선 각 국가당 정부대표 1인만의 연설이 허용된다. 이미 한국 측 대표 연설은 진행된 상태였지만, 다른 국가와 유엔 사무국의 특별 배려로 김연아의 추가 연설이 진행된 것이었다.


이날 김연아는 약 4분간 진행된 연설에서 유창한 영어로 자신의 선수생활 경험을 설명하며 ‘올림픽 정신’을 강조했다. 김연아는 당시 연설에서 “어릴 적 남북 선수단이 경기장에 동시 입장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처음으로 스포츠의 힘을 느꼈다”며 “평창 올림픽은 평화와 인류애라는 올림픽 정신을 전 세계인들과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 피겨 선수가 올림픽 출전권을 얻었는데, 선수 시절에는 만나보지 못했던 북한 선수들이 평창에서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런 그의 바람이 통한 것일까.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은 북한 선수단과 함께 한반도기를 들고 동시 입장한다. 김연아가 언급했던 두 명의 북한 피겨 페어 선수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특별 배려로 평창 땅을 밟을 수 있게 됐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갈라쇼에서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김연아.

 

김연아의 브랜드 파워는 평창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한 준비 과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는 평창올림픽이 관련된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갔다. 평창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순간에도, 그리스 아테네에서 성화를 가져오는 자리에도, 올림픽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한 모든 행사에도, 모든 자리에 김연아가 있었다. 일각에선 평창올림픽 개막식의 하이라이트인 성화봉송 마지막 주자로 김연아를 거론하고 있다.


김연아의 또 다른 영향력은 ‘김연아 효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피겨 선수에서 홍보 대사로 직업은 바뀌었지만, 한 가지 움직일 수 없는 진실은 그가 ‘톱스타’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배우, 가수 등 스타들의 경제적 가치는 광고 모델비를 기준으로 평가된다. 인기와 광고모델 평가는 대개 정비례 관계로 올라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김연아는 조금 특별하다. 선수 생활 은퇴 이후, 그는 평창올림픽과 관련된 공식활동을 제외하고 이렇다 할 외부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연예계 활동도 마찬가지다. 그는 은퇴 이후 진행한 수차례 언론인터뷰를 통해 “연예계 활동을 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의 가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가장 ‘황금기’로 평가받는 2010년 밴쿠버 올림픽 직후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표한 김연아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약 5조 2,350억 원이었다. 당연히 광고계 러브콜도 쏟아졌다. 광고 모델료는 15억 원에 육박했고, 여성 광고모델 브랜드 평판 1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사실상 선수로서의 고별무대였던 2014년 소치올림픽 이후에도 그의 몸값은 떨어질 줄 몰랐다. 소위 ‘스포츠 선수는 이기지 못하면 광고 모델 가치가 떨어진다’는 통설을 완전히 뒤집었다. 지난해 11월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서 발표한 여자광고모델 브랜드평판에서도 김연아는 유명 한류 스타들을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올랐다.

 

평창동계올림픽 기념주화 공개발표회에 참석한 김연아(왼쪽)와 이희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김연아가 보여주고 있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높은 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의 실천이다. 한 조사기관에 따르면, 김연아가 본격적으로 시니어 무대에 도전하기 시작한 2007년 이후 지금까지 진행한 그의 기부 횟수와 금액은 약 50여 차례 총 30억 원에 이른다. 그 밖에도 유니세프 국제 친선대사로, 아프리카 빈민국 아이들을 지원하는 등 꾸준한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50일을 앞둔 지난해 12월, IOC는 홈페이지 메인화면을 통해 선수 시절 김연아의 퍼포먼스와 기록을 소개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당시 연기 장면을 영상으로 보여주며 “세계적인 스케이팅 기술, 우아한 연기와 동작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줬다”고 언급했다. 주요 해외 매체에서도 김연아를 재조명한 IOC 글을 언급하며 ‘그는 링크를 떠났지만, 그 여운은 여전히 은반 위에 남아있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미국 포춘이 매년 선정하는 MPW를 살펴보면 여성 경영인 외에 우리가 잘 아는 소위 ‘셀럽’들이 종종 포함된다.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2015년), 비욘세(Beyonce·2016년)가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해에는 배우 겸 제작자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리즈 위더스푼(Reese Witherspoon)이 선정됐다. 이들은 자신의 영역 넘어 세계에 확고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글로벌 기업 여성 경영인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었다.


김연아 역시 마찬가지다. 그의 사회적 영향력은 웬만한 여성 경영인을 뛰어넘을 정도로 강력하고 견고하다. 스포츠 스타이자 국민적 영웅으로서 보여준 행보가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아직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김연아의 행보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없다. 그 역시 “당장은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위해 홍보대사로서의 역할에만 충실할 것”이라고 말을 아끼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그가 앞으로도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하는 여성 리더로 활약을 할 것이란 점이다. ‘피겨퀸’ 김연아의 다음 행보에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김병주  bjh112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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